대외협력팀
◇ 국제적인 영상 설치 작가 제니퍼 스타인캠프의 〈정물 3〉(2019)
(사)현대미술관회장 김희근(사진 왼쪽)과 국립현대미술관장 윤범모
제니퍼 스타인캠프, <정물 3>, 영상 설치, 가변크기, 2019
<정물 3>(2019)은 작가 제니퍼 스타인캠프(Jennifer Steinkamp)가 2016년부터 시작한 정물 연작에 속하는 작업으로 화면 가득히 배치된 꽃과 과일의 움직임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3D 애니메이션 작업이다. 작가는 컴퓨터 애니메이션과 영상 미디어를 이용하여 건축적인 공간과 움직임, 그리고 현상학적 인식을 새롭게 실험하는 작품들을 지속해 왔다. 특히 자연적인 요소에서 출발한 추상적 형태의 유기적 움직임을 3D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한 영상을 특정 공간에 투사하여 실재하는 공간과 환영 사이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상학적 인지 변화에 주목한다. 특히 16세기 네덜란드와 플랑드르에서 유행했던 바니타스 회화를 참조하여 자신의 시각 언어를 통해 이 장르화가 지닌 삶의 유한함 그리고 덧없음에 대한 미술사적 관점을 깨는 시도를 함으로써 기존 정물화와의 차이를 만들어 낸다. 이를 위해 정물화의 주된 제재인 꽃과 과일을 3D 그래픽을 이용해 사실적으로 그려낸 뒤 가상의 공간에 배치하였고 사실적으로 그려진 정물들의 객관적인 크기를 무시하고 일정한 리듬으로 춤을 추는 듯한 움직임을 부여해 초현실적인 그래픽 영상으로 재탄생시켰다. 공간 안에서 부유하거나 서로 충돌하는 꽃과 과일의 시적인 움직임은 정물에 활기를 불어넣을 뿐만 아니라 관람자로 하여금 자연이 지닌 생명과 재생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도록 하며 정물(Still Life) 은 더 이상 정적인 사물을 사실적으로 담은 화면이 아닌 공간을 가득 채우는 확장성으로 시공간을 현상학적으로 재인식시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