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인사말 1
바우토메우 마리, 국립현대미술관장
전시기획글 6
박이소: 기록과 기억
임대근,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관
에세이 21
철호모이소- 최성호 22
미끄러지는 사람이 뀐 썰렁방구 같은: 박이소의 글쓰기를 중심으로- 양효실 30
좋아서 하는 해야 할 일: 제도비판미술로서 박이소의 창작 외 활동- 문혜진 43
작가노트 61
작가약력 181
전시전경 257
전시 출품작 283
출품작 목록 329
아카이브 출품 목록 335
박이소 관련 참고 문헌 목록 340
작품에 대하여
박이소
나의 머릿속은 온갖 세상사를 이루고 있는 기존 질서에 대한 회의적 생각으로 가득한 것만 같다. 예를 들면, 심지어 내가 왜 작품 제작에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또는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해 인간이 노력하는 것이 당연히 여겨지는지를 잘 모르겠다. 사람들은 서로의 의사소통을 위해 많이 노력하지만 결국은 서로 오해하기 위해서 그런다는 생각도 한다. 인간에 의한 모든 의미 있는 생산물들도 결국 쓸모없는 쓰레기 더미가 되는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지 않은가 한다.
내게 있어 미술작품 제작이란 이미지와 물질을 사용해 모든 것에 대한 나의 끝없는 의심을 정당화하는 과정이 아닐까 한다. 그것은 기존의 의미와 영역들 사이에 펼쳐있는 광대하고도 끝없는 '틈'을 거꾸로 여행하려는 것과도 같다. 물론 위에 언급한 생각들을 작품 속에 담으려고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관객이 명료하게 이해해주기를 기대하지도 않는다. 뒤죽박죽인 느낌, 애증의 양면성, 주저함이나 일관성 없는 것이 인간의 참모습에 가까우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중략-
2000년 10월